흔히들 익명성을 문제 삼으며 인터넷 실명제 등을 주장하곤 한다. 그러나 작품에서는 익명성이 아닌 ‘익명성을 활용하는 주체’에게서 문제를 찾고자 한다. 익명성은 그저 표현의 자유를 더하는 존재일 뿐, 그것을 어떻게 다룰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주체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익명>은 모터와 내장되어 있는 조도 센서를 이용해 거울로 만들어진 타일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이러한 움직임을 가능케하는 조도 센서는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여 관객의 동작을 포착해 익명성에 대해 투사한다. <익명>은 여러 개의 타일이 모여 한 사람의 그림자를 이루며, 익명성 뒤의 본질인 관객의 행위가 집단의식에 미치는 영향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어 그 작용을 시사한다.